1. 휘튼 증후군 국내 인식과 진단의 한계
휘튼 증후군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나타나는 유전 질환이지만, 국내에서는 특히 그 인식과 진단 사례가 극히 적은 편입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 국내에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휘튼 증후군 사례가 거의 없었고, 일부 사례는 오진되거나 아예 진단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 질환의 증상이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얼굴형, 성장 지연, 언어 발달 문제, 행동상의 차이 등 개별적인 특징이 다른 유전 질환과 중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알려진 사례들은 대부분 유아기나 아동기에 발달 지연을 겪고 있던 아이들이 정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뒤늦게 휘튼 증후군으로 진단된 경우입니다. 특히 서울, 경기 지역의 상급 종합병원에서 이루어진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확진된 사례들이 일부 논문과 학술 발표에서 언급된 바 있으며, 대부분은 자발적 돌연변이에 의한 산발적 발생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이상 증상을 처음 인식한 이후에도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합니다. 발달이 느린 것 같아 병원을 찾아도 명확한 진단명을 듣기 어렵고, 다수의 병원을 거치며 불확실한 검사 결과에 지쳐가는 과정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휘튼 증후군은 여전히 생소한 질환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의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처럼 드러나지 않은 사례들이 실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전 질환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 향상은 물론, 부모에게도 유전자 질환에 대한 접근성을 넓혀주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희귀 질환은 조기 진단이 곧 희망이 될 수 있기에,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고 봅니다.
2. 실제 가족 사례로 본 휘튼 증후군의 진단과 일상
국내 사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는 2020년경 서울 지역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3세 남아의 사례입니다. 이 아동은 생후 6개월경부터 체중 증가가 더디고, 생후 1년이 지나도 걷거나 말을 하지 못해 부모가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하였습니다. 초기에 단순한 발달 지연이나 근육 약화로 오진되었으나, 이후 유전자 검사에서 KMT2A 유전자의 이상이 확인되어 휘튼 증후군으로 최종 진단되었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는 처음에는 이 질환 자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진단을 받고 나서도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전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도 국내에는 실질적인 사례나 정보가 많지 않았고, 그로 인해 아이의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다행히 해당 병원에서는 유전 상담을 제공하고, 언어치료 및 물리치료 연계를 통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아이는 느리지만 꾸준히 발달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례는 진단 이후의 삶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물론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다른 성장 곡선을 가지게 되지만, 체계적인 치료와 부모의 꾸준한 관심이 더해지면 아이가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특히 부모가 처음 느끼는 두려움과 고립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되며, 다른 희귀 질환 부모들과의 소통을 통해 감정적 안정도 함께 찾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사례를 보며, 진단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단 이후의 ‘동행’이라고 느꼈습니다. 의료진, 가족, 지역사회가 한 아이의 삶을 함께 지켜주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희귀 질환을 가진 아이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직은 제도적 한계가 많지만, 사례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이 확산되고 제도가 뒤따르기를 기대해 봅니다.
3. 희귀 질환 가족의 목소리와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
국내에서 휘튼 증후군과 같은 희귀 유전 질환을 겪고 있는 가족들은 공통적으로 ‘정보 부족’과 ‘제도 미비’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습니다. 특히 진단을 받은 이후, 치료와 재활, 교육, 복지 지원 등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받기 어렵다는 점은 많은 가족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희귀 질환에 대한 보편적 이해가 부족해 의료진조차 명확한 진단이나 상담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희귀 질환의 경우, 병명 확인 자체도 큰 의미를 가지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지원 체계입니다. 현재 휘튼 증후군은 국내 희귀질환관리법상 등록 가능한 질환군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일부 지원제도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발생합니다. 치료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특수 질환의 경우, 국가 차원의 장기적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교육 시스템 내에서도 휘튼 증후군과 같은 희귀 질환 아동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수학급 배정이나 유치원 통합교육 등은 여전히 현실과 제도의 간극이 큰 분야이며, 교사들의 질환 인식 부족으로 인해 학습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부모가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보고 요구해야만 하는 현실은 오히려 가족을 지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희귀 질환을 겪는 가족의 목소리가 정책 설계에 직접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의 감정, 현실적 어려움, 필요한 지원 등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책 제안이 가장 실효성 높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희귀 질환 관련 가족 단체나 온라인 커뮤니티가 더 활발히 운영되고, 이들의 의견이 공론화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디스크립션
휘튼 증후군은 국내에서도 점차 진단 사례가 늘고 있으나 여전히 인식과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희귀 질환입니다. 일부 상급병원에서 진단된 사례를 통해 질환의 실체가 알려지고 있으며, 진단 이후에도 치료와 돌봄, 교육의 연속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사회가 함께 동행할 때 희귀 질환 아동의 삶도 의미 있게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