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휘튼 증후군의 주요 증상과 남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특징들
휘튼 증후군(Wiedemann-Steiner Syndrome)은 KMT2A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희귀 유전 질환으로, 전신에 걸친 다양한 발달적 이상을 동반합니다. 이 질환은 남녀 모두에게 발현되며, 상염색체 우성 유전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성별에 따른 유전률의 차이는 없으나, 실제 증상 양상에서는 성별 간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성 아동의 경우, 전반적인 신체 성장 지연과 행동 문제, 감각 민감성이 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남성 휘튼 증후군 환아의 경우, 영아기부터 체중 증가가 더딘 편이며, 근긴장 저하로 인해 뒤집기나 기기, 걷기와 같은 대근육 발달이 느리게 진행됩니다. 이러한 운동 발달 지연은 놀이나 활동에서도 제약을 주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위축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남성 아동은 과잉 행동이나 충동 조절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이는 학령기 이후 학습 집중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감각 자극에 대한 과민성도 남성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소리, 촉감, 빛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견디지 못하고 울음이나 불안, 회피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남아의 경우 이러한 반응을 '버릇'이나 '훈육 부족'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이는 신경 발달적 특성에서 기인한 현상임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보호자와 주변인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성 휘튼 환아를 키우면서 ‘조금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아이’라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행동의 변화가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반복과 인내를 통해 서서히 반응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느리지만 분명한 성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이 바로 이 질환을 마주하는 진정한 돌봄의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2. 학령기 이후 인지 발달과 행동 특징
남성 휘튼 증후군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인지 기능과 행동 특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전반적인 학습 속도는 또래보다 느리며, 특히 언어 이해와 표현 능력에서 뚜렷한 지연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언어적 제한은 또래 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주어, 친구와의 갈등, 고립감,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 내에서 정서적 지원과 특수교육적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부 남아는 수학이나 공간 지각 능력에 있어 상대적으로 우수한 능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아동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반적인 다면적 평가가 중요합니다. 특히 반복 행동, 고집스러운 루틴 고수, 정해진 패턴을 선호하는 경향 등 자폐 스펙트럼과 유사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안정감을 찾기 위한 자기 조절 방식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남성 휘튼 환아는 자기주장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감정이 풍부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감정 조절 능력이 미성숙하여, 불안 상황에서는 공격적 언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습니다. 이를 훈육보다 ‘공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각 도구나 감정 카드를 활용하여 언어 외적 표현을 유도하고, 정서적 교감을 통해 조절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아이가 힘든 감정을 표현할 때마다 그것을 멈추게 하려 하기보다는, 먼저 ‘네가 지금 느끼는 게 뭔지 알고 싶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한마디가 아이의 긴장을 풀어주고, 보호자와의 신뢰를 쌓아가는 기초가 된다고 믿습니다. 남아의 증상은 강한 척하는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연약함일 수 있습니다.
3. 청소년기 이후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 적응 지원
청소년기로 접어든 남성 휘튼 증후군 환자는 자아 정체성 형성과 사회 적응에 있어 또 다른 과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는 자율성과 독립성에 대한 욕구가 커지지만, 휘튼 증후군의 발달 지연 특성상 실제 행동 능력은 정서적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혼란, 좌절감, 낮은 자기 효능감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성인기로의 전환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 남성 환아는 신체 변화와 함께 이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관계 맺기에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래 간 소통의 어려움, 자존감 저하, 성적 정체성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정서적 위축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정기적인 심리 상담,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 자기 표현 훈련 등의 정서 지원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보호자는 아이가 존중받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진로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일찍부터 연계하여,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단순히 취업 여부를 떠나,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나가는 과정 자체가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데 큰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성 관련 교육 역시 성적 자기결정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교육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저는 아이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무엇보다 ‘자기 이름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휘튼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아이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그 이름 위에 새로운 삶을 써내려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보호자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스크립션
휘튼 증후군 남성 환자는 운동 발달 지연, 감각 민감성, 충동성, 언어 지연, 정서적 미성숙 등의 증상을 보이며, 성장 과정 전반에서 행동과 사회성 측면에서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청소년기 이후에는 자아 정체성과 사회 적응력 형성을 위한 심리적·교육적 접근이 중요하며, 보호자의 공감과 환경 조성이 증상 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휘튼 증후군 남성 아동의 삶은 ‘다름’이 아닌 ‘가능성’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