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휘튼 증후군 아동의 학교 적응 초기 이야기
휘튼 증후군(Wiedemann-Steiner Syndrome)을 지닌 아동에게 있어 학교생활은 단지 학습 공간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발달 지연, 언어 표현 부족,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부터 수업 참여까지 모든 과정이 작은 도전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 속에서도 아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해 나가며, 보호자와 교사의 역할은 그 여정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아이 역시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받았고, 통합학급 배정을 통해 일반 아동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낯선 환경에서 긴장을 많이 했고, 지시를 이해하거나 활동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담임교사와 특수교사의 협조, 친구들의 배려 속에서 점차 교실 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반복된 루틴과 시각적 자료를 활용한 안내는 아이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교생활 초기에는 보호자도 긴장감이 높았습니다. 아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또래 아이들과 갈등은 없는지,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고 있는지를 매일 걱정하게 됩니다. 이럴 때 교사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데, 정기적인 상담과 가정과 학교 간의 일지 공유는 아이의 상태를 함께 이해하고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또한 특수교사가 마련한 ‘개별화 교육계획(IEP)’은 아이의 발달 특성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안내해 주는 지침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느리더라도, 자신만의 리듬으로 꾸준히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이 갖추어진다면, 그 안에서 아이는 분명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2. 교실에서의 적응과 친구 관계에서의 경험
휘튼 증후군 아동은 대체로 언어 표현이 서툴고, 감정을 표현하거나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또래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고립감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또래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친구와 함께 생활하는 경험은 배려와 존중을 배우는 기회가 됩니다.
저희 아이는 수업 중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기도 합니다. 친구들이 처음에는 당황해했지만, 특수교사 선생님의 안내와 담임교사의 중재로 아이의 특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천천히 말해줘도 괜찮아”, “다 같이 기다려보자” 같은 말은 단지 수업의 원활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사회 안으로 끌어안는 따뜻한 말이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도움 친구제’를 통해 서로 돕고 배우는 문화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활동에서 친구가 도와주는 역할을 맡거나, 쉬는 시간에 함께 놀이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호자는 교사에게 아이의 특성과 강점을 미리 전달하고, 아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은지 구체적인 사례를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학교에서 있었던 발표 수업 중, 아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말이 서툴고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친구들은 끝까지 들어주었고, 발표가 끝난 뒤에는 박수가 터졌습니다. 아이도 뿌듯한 표정을 지었고, 그날 이후로 학교에 가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경험은 보호자에게도 큰 용기와 위안이 됩니다. 학교가 단지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을 표현하고 존중받는 삶을 배우는 장소로 자리 잡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3. 장기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과 제도적 뒷받침
휘튼 증후군 아동이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며, 장기적인 협력 체계와 제도적 기반이 필요합니다. 개별화 교육계획은 매 학기마다 수정·보완되어야 하며, 보호자, 담임교사, 특수교사, 치료사 등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특수학급을 운영하며, 언어치료, 사회성 훈련, 감각통합 치료 등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수업 외 시간에도 치료적 개입을 받을 수 있으며, 교육과 치료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환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필요한 교육 보조인력, 보조기기, 통학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위해 보호자는 사전에 상담을 받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학교 밖에서는 지역 내 복지관이나 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방과 후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보호자 대상 교육 세미나, 감정 노동 회복 프로그램 등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층적 지원은 단순히 아이의 학업 성취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인 학교생활을 지속 가능하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가 휘튼 증후군 아동에게 단지 ‘따라가는 곳’이 아니라, 아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디스크립션
휘튼 증후군 아동의 학교생활은 초기 적응부터 친구 관계 형성, 장기적인 교육계획 수립까지 다양한 단계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개별화 교육계획, 특수학급, 지역 치료기관 연계 등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속도로 배워나가며, 사회 안에서 존중받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가 아이의 삶에 있어 희망의 공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