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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튼 증후군 치료 후기: 진심으로 전하는 변화의 기록

by noble-people 2025. 4. 14.

휘튼 증후군 치료 후기
휘튼 증후군 치료 후기

1. 치료 시작 전의 고민과 용기 내기까지의 과정

휘튼 증후군(Wiedemann-Steiner Syndrome)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진단되는 유전 질환으로, 많은 보호자들이 아이의 발달 이상을 처음 인지하고 병원을 찾기까지 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저희 가족 역시 처음에는 단순한 언어 지연이라고 생각했고, 몇 개월 후에는 또래보다 느린 걸음걸이를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소아과를 거치고 나서야 유전자 검사를 권유받았고, 그 결과를 통해 휘튼 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진단명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진단 당시의 충격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질환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고, 치료법도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에 큰 좌절을 느꼈지만, 동시에 ‘무언가 해봐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재활 치료였습니다. 언어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아이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평가받는 시스템 속에서 매주 병원을 오갔습니다. 처음에는 매 순간이 불안했고, 아이가 변화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컸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우리 아이는 단지 조금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치료를 통해 아이는 점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손끝의 힘이 조금씩 살아나며 작은 퍼즐을 맞추는 일도 가능해졌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지만, 매일같이 기록하고 함께 웃고 울며 지켜본 결과였습니다.

2. 치료 중 경험한 변화와 예상치 못한 배움들

휘튼 증후군 치료 과정은 단순히 아이의 신체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치료 초기, 다른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감정을 얼굴로 드러내는 데에도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치료사 선생님들의 지속적인 개입과 가족의 응원 덕분에, 점차 눈을 맞추고 감정을 표현하며, 상황에 맞는 언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어 하나를 말하기까지도 몇 달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반복과 칭찬을 통해 결국 “엄마”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순간은 단순한 언어 표현의 성취가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오랜 시간 함께 쌓아온 믿음의 결과였습니다. 치료 과정에서는 단순한 기술의 습득보다도 정서적 유대감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보호자로서도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치료는 아이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동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점도 체감했습니다. 보호자가 치료실 바깥에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치료의 연장선에서 집에서도 활동을 반복하고, 아이와 함께 도전하고 격려해주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모여 아이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치료라는 단어는 ‘회복’보다 ‘확장’이라는 말과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세상을 조금씩 더 탐색하고, 그 안에서 기쁨과 성취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치료의 본질이라고 느꼈습니다.

3. 치료 후 달라진 삶과 전하고 싶은 진심 어린 메시지

치료를 통해 아이는 확실히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였습니다. 물론 여전히 또래보다 느리고, 때때로 예기치 않은 반응이나 고유한 행동 특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예전과 비교했을 때 일상의 자립도는 분명히 높아졌고,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이제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간단한 문장으로 상황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으며, 처음으로 친구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웃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치료를 통해 형성된 ‘경험의 기억’이 아이에게 차곡차곡 쌓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병원과 치료사,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 자신의 노력과 인내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저는 휘튼 증후군을 앓는 보호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바로 ‘조급해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치료는 단기적인 결과보다 장기적인 관계 안에서 아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여정입니다. 때로는 변화를 체감하지 못해 좌절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는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는 사랑과 신뢰 속에서 더 깊이 자리 잡는다는 것입니다.

치료 후의 삶은 단순히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이의 삶이, 그리고 가족의 삶이 더 풍부해지고 단단해졌다는 증거입니다. 저는 이 길이 험난했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같은 길을 걷는 분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디스크립션

휘튼 증후군 치료는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가족과 아이가 함께 걸어가는 장기적 여정입니다. 언어, 신체, 정서, 사회성의 각 영역에서 느린 변화 속에서도 확실한 진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치료는 회복보다 확장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치료 여정이 보호자와 아이 모두에게 성장과 희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